빅보드는 기존의 경기 운영 보조 장비였던 전광판의 한계를 벗어난 또 다른 미디어 플랫폼이다. SK는 빅보드를 통해 전용 드라마, 현장 LIVE 영상, 월별 테마 프로그램 등 사전 편성 계획에 기반한 콘텐츠를 연속성 있게 제공할 계획이다. 또 프로야구단 최초로 방송 PD와 작가를 투입했다.
빅보드는 중계 화면 역할도 한다. 화면 분할 뿐만 아니라 중계방송에서나 볼 수 있었던 ‘4D 리플레이’ 화면 역시 빅보드로 볼 수 있다. 지난해 SBS스포츠가 선보였던 4D 리플레이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키아누 리브스가 반쯤 뒤로 누워 날아오는 여러 개의 총알을 피할 때 구현돼 대중들에게 익숙한 영상으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정면, 측면, 후면 등 360도로 보여주는 영상 기술이다.
SK는 DSLR 카메라 48대를 구장 곳곳에 설치함으로써 각 베이스를 포함해 투구, 타격, 수비 등 선수들의 순간적인 플레이를 포착한 입체적인 화면을 관람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4D 리플레이의 특징은 플레이 종료 후 실시간(5초 내외)에 가까운 4K UHD급의 고품질 영상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다양한 기록을 그래프와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비주얼 스탯(Visual Stats)도 선보이고 있다.
김재웅 전략프로젝트팀 매니저는 “중계방송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고급 화면과 색다른 볼거리를 관람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며 “4D 리플레이는 빅보드에 안성맞춤인 콘텐츠다. 현장에서 경기 결과나 흐름을 좌우하는 순간의 장면을 빅보드를 통해 체험한다는 자체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파격적인 관람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가 또 하나 기획 중인 아이템도 있다. 바로 빅보드로 영화를 보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국내 최고 수준의 음향설비를 구축한 덕분에 극장처럼 관람이 가능하다. SK는 메이저리그식 분산형 시스템으로 175개의 스피커를 설치, 관중석 전체를 커버하면서도 그라운드 반사음은 최소화해 선수들의 집중력을 극대화했다.
권철근 마케팅 팀장은 “영화는 판권이 있기 때문에 멀티플렉스사들과 제휴 형태로 영화 상영을 추진 중”이라며 “야간에 보는 빅보드는 낮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화질도 선명하다. LED도 제대로 보인다. 평일은 경기가 끝나면 너무 늦고, 오후 5시에 경기를 시작하는 토요일이 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빅보드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역할도 한다. 김 매니저는 “스폰서를 유치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플랫폼 창출이 가능하다”고 했고, 권 팀장은 “동영상 광고가 벌써 다 찼다. 더 이상 받으면 다른 이벤트를 진행하지 못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빅보드 효과로 SK는 올해 1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잡았다. 권 팀장은 “팬들에게 ‘야구장을 전광판 때문에 간다’는 얘기를 듣는 것이 바람”이라며 “지난해보다 관중이 10%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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