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야구 선수에게 야구는 인생 전부와 같다. 보통 초등학교 때 야구를 시작해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을 야구에만 매진하며 프로선수가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프로 야구 선수가 되는 건 어렵다. 길고 긴 인내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운도 따라줘야 한다. 본인의 재능이나 노력에 부모의 헌신과 희생도 뒷받침돼야 프로야구선수가 탄생할 수 있다.
SK 와이번스의 선수들은 어떻게 프로야구 선수가 됐을까. 지금은 프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같은 프로 야구 선수지만 야구를 시작한 계기, 성장과정은 모두 가지각색이다.
야구 선수들이 처음 야구를 시작한 계기는 정말 다양하다. 부모님 혹은 지인의 권유, 친구와 함께, 본인이 야구 선수를 꿈꿔서, 간식을 준다는 이유로 등 선수마다 다양한 스토리가 있다.
SK 선발진의 주축 투수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잠수함 투수 박종훈(28)이 야구를 시작한 이유는 다소 특이하다. 박종훈은 초등학교 때 원래 야구가 아닌 배구를 했었다. 하지만 배구부가 없어지면서 일반 학생으로 돌아왔다. 그러던 중 박종훈의 재능을 알아본 어머니 지인의 권유로 야구에 입문하게 됐다. 그 어머니의 지인은 두산 베어스 외야수 국해성(30)의 아버지다. 박종훈과 국해성은 같은 군산 출신이다. 박종훈은 “처음엔 야구를 할 생각이 없었는데 (국)해성이형 아버님의 권유를 받았다. 원래 운동선수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종훈 역시 부모님의 헌신 덕택에 프로 선수가 될 수 있었다. 그는 “부모님이 제 뒷바라지를 하시느라 고생을 많이 하셨다. 프로 선수가 된 뒤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셨다. 1군이 아닌 2군에서 뛸 때도 좋아하시고 응원해주셨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둬서 부모님께 보답하고 싶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SK의 4번 타자 ‘로맥아더’ 제이미 로맥(34)의 국적은 캐나다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런던 출신인 로맥은 어릴 적 아이스하키와 야구를 병행했다. 로맥과 같은 온타리오 주 출신인 새 외국인 선수 브록 다익손(25)도 고교 때까지는 야구와 아이스하키를 같이했다. 로맥은 “캐나다 아이들은 어릴 때 아이스하키와 야구를 같이 한다. 나 역시 그랬지만, 야구에 좀 더 매력을 느껴 야구선수의 길을 걸었다”고 말했다.
로맥은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로맥의 어머니는 지역 클럽팀의 T볼 코치였다. 로맥이 프로선수로 성공한 배경에는 부모님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T볼 코치였던 어머니가 처음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옆에서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 야구를 못할 때도 잔소리 한마디 안 하시고 나를 믿어 주셨다. 부모님이 열심히 뒷바라지해주신 덕분에 프로야구 선수가 될 수 있었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SK의 슈퍼루키 김창평(19)은 야구를 먼저 시작한 친형의 영향으로 야구선수가 됐다. 김창평의 친형은 대학까지 선수 생활을 한 뒤 현재는 아마야구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형이 야구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서 야구를 시작했다. 처음엔 부모님의 반대가 심하셨다. 아들 2명 모두 야구를 한다고 하니 걱정이 많이 되셨던 것 같다. 야구 아니면 안 하겠다고 버텼다. 결국, 부모님이 허락하셨고, 초등학교가 있는 광주 학강초등학교로 전학을 가서 야구를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고등학교 때 청소년 대표에 발탁되는 등 또래 선수 중 최고의 실력을 자랑했던 김창평이지만 중학교 때까지는 야구가 늘지 않아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 김창평은 “중학교 때 슬럼프가 왔다. 나 자신에게 화가 났고, 그만두고 싶을 때가 많았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부모님을 보면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다. 많은 연습량을 소화하면서 실력이 점점 좋아졌고,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김창평은 “프로에 지명을 받았을 때 부모님이 많이 좋아하셨다. 꼭 프로에서 성공해서 부모님께 보답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스포츠경제 이정인 기자 lji2018@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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