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후반 SK와이번스는 SK왕조를 구축하며, KBO리그의 명문 구단으로 떠올랐다. 2010년대 중반 다소 부침이 있긴 했지만,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SK는 10년 넘는 기간 비룡 왕조라는 위엄을 달성했다. 

하지만 왕조의 주축들도 이제 하나둘씩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고, 20대 초반이었던 선수들도 이제 30대 중반이 됐다. 이제 비룡군단은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젊은 비룡들이 무럭무럭 자라야 SK왕조를 다시 꿈꿔볼 수 있다.

SK가 지명한 2021년 신인들은 다분히 미래를 염두에 둔 인재들이다. 물론 1차지명 김건우를 비롯, 지명된 신인들도 SK 왕조를 이끌었던 주역들의 후계자를 꿈꾸고 있다. 2021 신인 4총사의 당찬 각오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성공한 슼린이’ 김건우의 당찬 포부 “김광현 선배님 뒤잇겠다”

김건우(18·제물포고)는 성공한 슼린이다. 인천 출신이라 SK와이번스를 응원했다. 야구선수의 꿈은 SK의 영원한 좌완 에이스 김광현(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보며 키웠다. 김건우는 “저는 김광현 선배의 찐 팬입니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최고 145km를 훌쩍 넘는 김건우의 1차지명은 당연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은 지옥에서라도 데리고 와야 한다는 말에 충실했다. “선배님이 1구, 1구 전력으로 던지는 모습에 반했다. 마운드 위에서 화려한 퍼포먼스에 똑같이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김광현처럼 되기 위해 김건우는 제물포고 3년 내내 29번을 달았다. 김광현이 SK시절 줄곧 달았던 그 번호다.

빠른 공 외에도 김건우는 슬라이더와 서클체인지업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이닝이 쌓여도 쉽게 처지지 않는 체력이 미래의 선발투수 감으로 충분하다. 김건우도 “나는 선발 체질이다”라며 선발투수로 성장하고픈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정규시즌 최종전이 열렸던 지난 10월 30일 김건우는 자신의 우상인 김광현을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났다. 김건우는 이날 시구를 하기 위해 찾았고, 김광현은 절친한 선배 윤희상의 은퇴식에 깜짝 참석했다. 김건우는 “같이 사진 찍고,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라며 슬쩍 미소를 지었다.

좋은 평가를 받고 1차지명으로 입단했지만, 김건우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선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구도 더 좋아져야 하고, 커브를 장착해야 한다. 체인지업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프로에서 통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프로야구선수로서 김건우의 목표는 뚜렷했다. 김건우는 “SK의 오랜 팬인만큼 팀 우승을 해야한다. 또 팬들에게도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김건우는 야구만 잘 하지 않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싶다. 야구도 잘하고, 팬서비스도 좋은 선수로 기억되는 게 내 목표다”라며 “구속뿐만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미래의 안방마님을 꿈꾼다…1라운더 포수 조형우

“높은 순번이 목표였는데, SK가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SK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은 조형우(19·광주일고)의 표정은 환했다. 11월 SK퓨처스파크에서 열린 마무리 훈련부터 SK맨으로 출발했다.

조형우는 2021년 2차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SK의 선택을 받았다. 이제 야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떠나게 됐다. 이제 낯선 환경과 마주해야 하지만, 3주 간 강화 생활을 하면서 적응을 마쳤다. 오히려 막 시작한 프로 생활에 대한 설렘이 컸다.

“사실 지명 전에 SK가 저를 뽑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높은 순번에서 지명되고 싶었는데, 8번째 순번인 SK가 저를 지명해줬으면 하는 기대를 했습니다. 물론 저를 뽑아주신다는 확신보다는 뽑아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185cm 95kg인 듬직한 체격인 조형우는 큰 체격에 비해 순발력이 좋고, 강한 어깨에서 나오는 송구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타격 시 빠른 공 대처에 능하고, 장타력을 갖췄다. SK는 조형우를 미래의 주전급 포수로 보고 있다.

하지만 조형우는 “아직 부족한 게 많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덩치는 크지만, 그에 비해 힘이 좋지 않다. 또래들 중에서는 힘이 좋을지 모르지만, 아직 멀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힘도 더 붙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강한 어깨에는 자부심이 컸다. 조형우는 “내가 가진 유일한 장점”이라고 웃었다. 이어 “고교에서 홈런을 많이 친 건 공을 정확히 맞히려는 연습을 많이 해서다. 정확히 맞히면 (타구가) 멀리 간다”고 덧붙였다.

급한 생각은 없다.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조형우는 “세리자와 코치님이 ‘내년엔 힘들지 몰라도, 주전으로 성장할 기회가 올 것이다’라고 말씀해주셨다. ‘내년이나 내후년에 (1군에) 못 올라와도 스트레스 받지 말고, 기본기를 더 갖추고, 힘도 생기면 올라올 수 있다. 2군에서 기본을 배우고 올라오라’고 조언해주셨다”며 “누구나 다 내년부터 (1군에서) 뛰고 싶다는 목표가 생긴다. 세리자와 코치님 말씀대로 2군에서 많이 배우고, 성장해서 도전하고픈 마음이 생겼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물론 수비가 더 중요합니다. 수비 하나만큼은 확실한 포수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타격에서도 팀에 도움이 되는 포수가 되겠습니다.” 조형우의 다부진 포부였다.

 

“홈런 20~30개 치는 선수가 목표” 당찬 도전장 낸 ‘포스트 최정’ 고명준

“당연히 롤모델은 최정 선배님입니다.”

2021년 2차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8번으로 SK와이번스에 지명된 내야수 고명준(18)은 SK의 간판타자 최정(33)의 후계자를 노린다.

세광고 1학년 시절부터 거포 코너 내야수 자원으로 주목을 받은 고명준은 186cm 83kg라는 큰 체격에 비해 수비 시 다리 움직임이 양호하고, 안정된 포구 능력과 강한 어깨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타격은 역시 장타력이 돋보였다. 야구장 어느 곳으로 큰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파워와 배트 스피드를 지녔다. 자신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들은 고명준은 “제가 더 잘해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최정 선배님 다음으로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껄껄 웃었다. 신인다운 패기가 느껴졌다.

고명준은 “지명받았을 때 설레고 좋았는데, 이제 다음 생각으로는 (프로에) 가서 어떻게 할지 생각도 많이 해봤다. (마무리 훈련을 하면서는) 어떻게 1군에 빨리 올라갈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고명준도 자신의 장점을 파워와 강한 어깨, 안정적인 수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수비는 3루수를 주로 했지만, 1루수로도 나갔고, 유격수도 할 줄 안다”며 “물론 센터라인 쪽 수비는 어렵다”고 말했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고명준은 “매년 20~30홈런 이상을 치는 게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홈런타자로 입지를 굳힌다는 생각이다. 다만 수비 쪽은 보완할 게 많다는 게 고명준의 생각이다. 그는 “수비에서 대처 능력을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며 “특히 타구 판단이 어렵다. 고교랑 프로는 타구 스피드가 다르다. 제가 아직 실전은 안 해봤지만, 훈련할 때 보면 확실히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계획이 있는 신인 고명준의 성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귀하디귀한 우타 외야수’ 박정빈 “인성이 된 선수가 되고 싶다”

집에서 2021년 2차 신인드래프트를 TV로 지켜보던 박정빈(18·경기고)은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빠른 5라운드 전체 48번에 SK와이번스가 지명했기 때문이다. 박정빈은 “같이 보시던 어머니는 우셨다. 생각보다 제 이름이 빨리 불려서 당황스러웠지만, 기분은 좋았다”고 말했다.

SK는 우투우타 외야수인 박정빈이 공·수·주에서 안정된 기량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또 외야수로 움직임이 빠르고, 힘이 있어 강한 송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봤다. 타격에서는 빠른 타구를 생산할 수 있는 스윙 속도를 갖췄다. 무엇보다 근성과 투지를 높이 샀다.

박정빈은 “스윙 속도는 강화 마무리 훈련을 해보니 빠른 편이 아니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채현우 형의 스윙을 보고 놀랐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자신의 수비 능력에는 자부심이 큰 박정빈이었다. 그는 “장점이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수비 범위가 넓다. 수비를 할 때 안정적으로 하려 한다. 타격에서는 컨택 능력이 좋은 것 같다. 사실 1, 2학년 때는 부진했고, 3학년 때 힘이 붙어서 장타가 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프로무대에서 귀한 우투우타 외야수인 박정빈은 SK의 맏형인 김강민(38)과 닮아있었다. 김강민도 우투우타 외야수로 가치를 높였다. 근성과 투지를 바탕으로 한 넓은 수비 범위도 김강민과 박정빈은 비슷했다. 박정빈은 “고등학교 2년 선배인 박승규 형의 투지를 보고 배웠다. 물론 수비도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어깨는 강하지만, 송구 정확성은 더 길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제 막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정빈은 다소 소박한 목표를 밝혔다. “오랫 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 그리고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성을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

Posted by SK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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