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해 홈런 30개와 도루 36개를 달성해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30-30을 달성한 사람, 한국 프로야구 최초 3할-30홈런-100타점-100득점-30도루를 기록한 사람, 2013년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300-300의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앞둔 사람. 놀랍게도 모두 한 사람인데요. 누굴까요?
한국 프로야구에서 “잘치고 잘 달리는 기록”을 모조리 휩쓴, ‘리틀 쿠바’ 박재홍 선수입니다. 하지만 아쉽게 도루 300개에서 모자란 33개를 채우지 못하고 그는 은퇴라는 길에 섰습니다. 올해 1월 은퇴를 발표한 그가 지난 18일 문학구장에서 은퇴식을 가졌습니다. 팬들과 함께한 감동적인 현장으로 함께 가보실까요?
박재홍, 그는 누구인가?
먼저, 박재홍 선수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해볼까요? 앞에서 말했듯이 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어, ‘야잘잘(야구는 잘하는 사람이 잘해)’의 대표선수인데요! 데뷔 첫 해 30개의 홈런과 36개 도루를 달성하고 만장일치로 그 해 신인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선수생활동안 총 3번 ‘30홈런-30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의 대표선수였습니다. 2000년도에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 3할-30홈런-100타점-100득점-30도루를 기록했고요. 2004년에는 최초 통산 200-200클럽 가입, 2009년에는 최초 통산 250-250클럽 가입과 통산 1000타점을, 2012년에는 통산 300홈런, 통산 3000루타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그의 야구는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국가대표로 출전해서도 빛났는데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 게임 (은메달),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 (금메달),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 (금메달)에 출전했고요. 주장으로 출전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선 동메달이라는 성적을 얻었습니다. 국제대회에서 가장 강한 타자로 유명했습니다. ‘리틀 쿠바’란 박재홍 선수의 별명도 국제대회에서 생겼는데요! 박재홍 선수가 아마야구 최강국인 쿠바 선수들의 공을 무시무시하게 잘 때려내는 모습이 마치 쿠바 선수 같아서 붙여진 별명이랍니다.
선수로서 야구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던 그는 올해 초에 은퇴를 발표했는데요. 현재는 MBC 스포츠플러스에서 해설위원으로 야구팬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구름관중이 몰린 문학구장
황금연휴와 겹친 롯데와의 이번 3연전은 많은 관중들이 문학구장을 찾아주셨는데요. 특히 이날은 ‘야구선수’ 박재홍의 마지막을 보기위해 구름관중이 문학구장을 찾았습니다. SK 와이번스는 입장 관중 5000명을 대상으로 박재홍 은퇴 기념 응원수건을 선착순으로 무료 배포하고, 은퇴 기념 티셔츠와 기념공을 500개씩 한정 판매했는데요. 모두 금방 동이나버렸습니다.
팬들과의 사인회와 시구. 그의 자리, 그라운드 외야의 오른쪽
경기 시작 전에는 팬들과의 사인회를 진행했는데요. 미리 신청을 받은 팬들 중에 박재홍 선수의 등번호 숫자인 62명을 뽑았습니다. 박재홍 선수의 수비위치인 우익수 자리 열린 사인회는 팬들에게 박재홍 선수에게 사인을 받았다는 기쁨과 그라운드를 직접 밟아보는 재밌는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사인회를 마치고, 팬들과 단체사진을 찍은 박재홍 선수는 더그아웃에 들어가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시구 연습을 했는데요. 김성현 선수와 공을 주고 받으면서 가볍게 몸을 풀었습니다.
이맘때쯤 하늘에서 하나둘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요. 경기를 원하는 팬들의 기도를 들었는지 무리 없이 경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이날의 시구는 박재홍 선수였는데요. 특이하게 마운드에서 던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수비위치인 우익수 자리에서 홈으로 송구하는 시구였는데요! 정확히 포수에게로 송구되는 공에 많은 팬들이 환호했답니다.
이 날의 경기는 롯데자이언츠와의 경기였는데요. 1회부터 최정 선수가 홈런을 치며 선취점을 냈습니다. 하지만 롯데도 금방 따라가는 점수를 내며 팬들에게 재밌는 경기를 선사했는데요.
이날은 최정 선수가 2개의 홈런, 한동민 선수가 하나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팬들의 환호를 받았는데요. 하지만 롯데의 반격도 만만찮았습니다. 10개가 넘는 안타를 치며 역전에 성공했는데요. 1점 차로 롯데가 앞서고 있던 7회 초, 거세진 빗줄기로 우천중단이 선언됩니다. 팬들은 다시 경기가 열리길 기대했지만, 안타깝게도 굵어진 비로 경기는 취소되고 롯데의 강우콜드 승리로 끝나게 됩니다. 경기는 중단되었지만, 팬들은 박재홍 선수의 은퇴식을 함께 하기위해 자리를 지켜주셨습니다.
굿바이, 리틀 쿠바! 빗속의 은퇴식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 속에서도 기다려준 팬들과 함께 은퇴식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박재홍 선수의 선수시절 하이라이트를 전광판으로 함께 보았는데요. 300홈런의 장면에 함께 환호하면서 그를 추억했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그가 나타나자 암전된 경기장에서 팬들은 핸드폰 불빛을 켜고 그의 응원가를 불렀습니다.
“이제 제 플레이를 보실 순 없겠지만, 마음속에 제 플레이를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팬들의 사랑을 마음속에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그라운드에 올라선 박재홍 선수는 은퇴사를 했는데요. 읽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은퇴사에는 팬들의 사랑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 앞으로 해설위원으로서의 도전에 대한 축하와 격려를 부탁했습니다. 그의 은퇴사에 환호하는 팬들에게 그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다음으로 이어진 그라운드 순회 퍼포먼스는 박재홍 선수의 야구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는데요.
홈에서 출발해 1루에는 최초의 30-30클럽 달성이라는 기록, 2루에는 최초 통산 250-250달성이라는 기록, 3루에는 통산 300홈런이라는 기록을 돌아 홈으로 돌아오면서 그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의미를 가졌습니다. 홈에서는 그의 번호 62번을 물려받은 한동민 선수가 꽃을 들고 그를 맞이했습니다. 이어 SK와이번스의 대표이사님, 감독님이 황금열쇠와 기념 사진액자, 선수협 사무총장 공로패 등을 증정하는 공식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함께 그라운드를 뛰었던 감독, 코치, 선수들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팬들과 한 걸음 더 가까운 관중석의 단상으로 이동했습니다.
박재홍 선수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인천이 제 2의 고향이 되었다”라고 깊은 감사를 전했습니다. 300개에서 모자란 33개의 도루는 해설위원으로서 팬들의 마음을 훔치겠다는 앞으로의 포부도 센스 넘치게 밝혔습니다. 단상에서의 인터뷰 내내 박재홍 선수도 울컥했는지 말을 잇지 못했고, 팬들도 그의 모습에 함께 눈물 흘렸습니다.
마지막은 불꽃놀이와 함께, 인천 야구의 대표적인 응원가 ‘연안부두’를 함께 불렀는데요. 연안부두란 노래는 인천야구의 상징인 것 같습니다. 유난히 굴곡 많던 인천의 야구와 상처 많았던 인천의 야구팬들의 애환을 담은 노래 같다고 할까요? 현대 유니콘스 시절, 인천 연고팀 첫 우승을 이끌고, SK와이번스에 돌아와 첫 우승을 이끈 주역인 박재홍 선수. 인천 야구팬들에게 박재홍 선수의 의미는 참 큰 것 같습니다. 연안부두를 부르는 박재홍 선수도, 팬들도 슬픔이 느껴졌습니다.
하늘도 ‘야구선수’ 박재홍을 보내기 싫었는지 마지막까지 많은 비가 쏟아졌는데요. 하지만 팬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그의 마지막을 함께 했습니다. 유니폼을 입은 그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앞으로 해설자로서 우리 앞에 설 박재홍 해설위원님을 기대해봅니다.
박재홍 선수님,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 박소민&김다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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